40년간 운행하던 택시기사 A씨 묻지마 폭행에 지옥 경험

지옥이 있다면 그날 택시 안이 지옥이었다
이제는 운전대도 잡을 수 없는 트라우마에 시달려

 

 

 

이런뉴스(e-runnews) 김삼성 기자 | 지난 5월 12일 22시경 평촌 한림대병원 앞에서 50대 승객 B씨를 뒷자석에 태우고 과천시 문원동으로 이동하던 중 B씨로부터 이유 없는 무차별 구타를 당해 택시기사 A씨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인덕원 사거리 조금 지난 편도 5차선 도로에서 4차로를 주행하던 60대 A기사는 갑작스런 B씨의 폭행에 가까스로 갓길에 차를 정차해 정작 2차 사고는 막았지만 B씨의 5분간 지속된 무차별 폭행과 폭언으로 안면 안와골절 및 늑골 2개가 골절되는 등 전치 6주~8주의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폭행을 당한 A기사는 60대 후반에 간경화 및 화상으로 인한 폐부종으로 기저질환을 앓고 있고 현재 장애인 등록까지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변 동료들은 “신체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실히 근무 하던 분”이라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과천경찰서 수사과에 확인한 결과 피의자 B씨는 12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혀 과천경찰서로 이송됐지만, 상대적으로 부상이 심각한 피해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거주지와 직장이 있다는 이유로 72시간이 지나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다음 날 3일 후 풀려났고 이후 18일 안양검찰청으로 다시 송치돼 처벌 및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확인됐다.

 

이어 안양검찰청 공보과에 전화를 걸어 피의자 현 상태를 물었지만 어떠한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고 다만 수사 중인 사건은 피해자만이 확인 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에 피해자 A씨의 현재 심정은 어떤지 물어본 결과“지금 온몸이 멍들고 팔도 뒤로 어떻게 꺽였는지 아예 움직일 수조차 없는 상황입니다”라며 “40년 택시 운전하며 별의별 일을 다 경험 했지만 이런 지옥 같은 경험은 처음입니다. 앞으로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라고 힘들게 입을 열었다.

 

또한 “아직 검찰이나 경찰로부터 연락이 없었다”라는 말을 듣고 취재인이 가지고 있던 검찰청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직접 전화해서 궁금한 건 문의하라고 일러뒀지만, 피해자 A씨는“현재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당분간 연락하기가 힘드니 정신을 좀 차린 뒤 전화하겠습니다”라고 울먹였다.

 

택시기사 폭행은 심심치 않게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인 지난주에도 서초구 경부고속도로에서 술에 취한 20대 승객이 운전 중인 50대 택시기사의 목을 졸라 위험을 피하려 갓길에 정차하고 가까스로 피해 도망가는 택시기사를 10분간 쫒아 다니며 폭행한 사건이 있었지만, 정작 폭행 당사자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구실만 늘어놓고 있다.

 

통상적으로 택시기사 폭행은 피의자의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판결이 허다한 가운데 가벼운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듯 당한 사람은 아픔을 견뎌야 하고 때린 사람은 아무 일 없듯이 72시간 만에 풀려나는 게 너무 억울하고 꼭 처벌을 달게 받게 법을 강화해 달라는 피해자 A씨 “이제는 운전대 잡는 게 무섭습니다. 지옥같던 5분이 너무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넌 죽어야되’ ‘넌 악마야’라는 말이 귓가에 맴돕니다. 어쩐 일인지 피해자 측의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하고 이렇게 버텨야 하는 세상이 너무 두렵고 무섭습니다”라며 손끝을 부르르 떨었다.

 

A씨가 근무하는 00운수 직원은 “폭행 녹화 영상(목소리)을 경찰과 피의자에게까지 보여줬다. 증거가 분명하니 폭행 당사자도 그때서야 기억은 나지 않지만, 피해자께 죄송하다고 했다. 진심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분명 택시기사 폭행에 대한 처벌은 받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음주운전에 의한 처벌은 비교적 강화돼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택시 기사 음주폭행 처벌은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있어 계속해서 이런 범죄가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과 함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통한 강력한 처벌의 필요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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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성 대표기자

진실에 접근시 용맹하게 전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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