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친 뒤에도 한 번 더…화성 위험 옹벽이 보여준 ‘재점검’의 의미

봉담 10m 옹벽 일부 붕괴 이어 향남 도로 하부 옹벽서 균열…사고 뒤 복구보다 ‘사고 전 위험 발견’이 관건
한쪽은 붕괴 후 발견, 다른 한쪽은 복구 과정서 이상 포착…집중호우 뒤 ‘한 번 더 확인’ 사고 막았다

 

 

이런뉴스(e-runnews) 김삼성 기자 | 화성특례시에서 옹벽 붕괴와 균열이 잇따라 확인됐다. 한 곳에서는 옹벽 일부가 실제 무너졌고, 다른 곳에서는 폭우 피해를 복구하던 중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사고 양상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드러난 것은 옹벽의 위험을 얼마나 일찍 발견하느냐가 피해 규모를 가를 수 있다는 점이다.

 

화성시 관계자에 따르면 시가 관리하는 시설물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지역 내 모든 옹벽이 시 관리 대상인 것은 아니다. 민간 개발사업이나 건축 과정에서 설치된 시설, 별도의 관리주체가 맡고 있는 구조물도 있어 행정기관의 통상적인 점검만으로 지역 전체의 위험요인을 모두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봉담읍과 향남읍에서 발생한 두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봉담읍 동화리에서는 지난 3일 오후 8시께 높이 약 10m 규모의 민간이 쌓은 보강토 옹벽 일부가 붕괴했다. 마침 점검이 예정되어 있던 터라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추가 붕괴 가능성과 함께 인근 상가와 건축물, 차량 및 보행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화성특례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다음 날 아침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과 안전조치 상태를 확인했다. 이날 현장점검에는 화성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김상균 위원장과 최청환 부위원장, 오문섭 의원, 송현미 의원, 최태양 의원 등 도시건설위원 5명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추가 붕괴 가능성과 주변 시설물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고 구조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밀안전점검을 요구했다. 설계와 시공 과정뿐 아니라 유지관리 이력, 배수시설 상태, 지반침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향남읍 도이리에서는 붕괴 전에 위험 신호가 포착됐다.

 

최근 폭우로 파손된 사유지 도로를 응급 복구하던 과정에서 도로 하부를 지지하는 옹벽에 균열과 파손이 발견된 것이다. 현장 담당자들은 비가 그친 뒤 복구 상황을 다시 확인하다 이상 징후를 발견했고, 추가 붕괴 위험을 고려해 112에 신고한 뒤 차량과 보행자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이번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사고가 발생한 뒤가 아니라 복구 과정의 재확인에서 위험을 찾아냈다는 점이다. 화성시는 전문가의 정밀 자문을 거쳐 긴급 보강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아승호 만세구 안전건설과장은 “비가 그쳤다고 현장 확인을 소홀히 했다면 자칫 큰 인명 및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며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전문가 진단을 토대로 신속하고 안전하게 항구 복구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옹벽은 겉으로 큰 변화가 없어 보여도 균열이나 배수 이상, 벽체 변형, 지반 침하 등이 누적되면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집중호우가 지나간 직후에는 빗물이 지반과 구조물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문제는 이런 위험을 어느 시점에, 누가 발견하느냐다.

 

시가 관리하는 시설물은 정해진 관리체계에 따라 점검할 수 있지만 민간 시설이나 다른 기관이 관리하는 구조물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들여다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관리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위험 신호를 행정의 관심 밖에 둘 수도 없다.

 

결국 현장에서 발견되는 이상 징후를 얼마나 빨리 확인하고 적절한 조치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

 

도로 주변이나 주거지, 상가, 공장 인근에서 옹벽의 균열이나 기울어짐, 토사 유실, 배수 이상 등이 발견될 경우 이를 신속하게 알릴 수 있어야 하고, 접수된 내용은 단순 민원 처리에 머물지 않고 현장 확인과 위험도 판단으로 이어져야 한다.

 

모든 옹벽을 대상으로 일률적인 조사를 벌이는 것만이 해법은 아니다.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많은 곳, 다중이용시설과 인접한 곳, 집중호우 이후 지반이나 구조물에 변화가 나타난 곳처럼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은 시설부터 살피는 방식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봉담 현장에서 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가 설계·시공부터 배수시설, 지반침하, 유지관리 이력까지 포함한 정밀안전점검을 요구한 것도 단순히 무너진 부분만 복구해서는 원인을 제대로 찾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두 사례는 옹벽 안전관리의 초점을 조금 달리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무너진 시설을 복구하는 것과 함께 아직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위험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특히 향남에서 확인된 균열처럼 비가 그친 뒤 다시 현장을 살피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위험도 있다. 집중호우 직후의 응급조치에 그치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상태를 다시 확인하는 후속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화성의 옹벽 안전관리가 ‘점검을 했느냐’에 머무르지 않고 ‘위험 신호를 얼마나 일찍 발견하고 조치했느냐’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에 드러난 두 현장이 단순한 사고 사례로 끝나지 않으려면 거창한 전수조사만을 앞세우기보다, 시민이 발견한 작은 이상 징후를 행정이 확인하고 위험도가 확인된 시설을 전문가 진단과 필요한 조치로 신속하게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프로필 사진
김삼성 대표/발행인/편집인

진실에 접근시 용맹하게 전진 한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