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뉴스(e-runnews) 김삼성 기자 | 언제부터인가 지방자치단체 기자회견장의 풍경을 살펴보면 중앙에서 나온 언론들이 지방언론과 뒤섞이며 그 범위를 점점 넓혀나가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중앙 언론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일부 거대 언론의 기 싸움에 수십 년 동안 지역에 몸담았던 지방언론들을 비롯해 해당 행사 관련 인사들은 때아닌 날벼락을 맛보기도 하는 게 2025년 지금의 현실로 꽈리를 틀고 있다.
지난 2월 26일 화성특례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는 화성FC 홈 개막전 관련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화성에서는 K리그2로 진입한 화성FC의 승승장구를 응원하고 앞으로의 운영계획 등 화성FC가 지닌 무게의 추를 가늠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인데 문제는 뒤에 자리 잡은 카메라 기자 간의 다툼으로 시작됐다.
한 명은 화성시를 홍보하는 카메라 담당으로 보였고 또 다른 한 명은 중앙에서 파견 나온 거대 방송사의 카메라 기자인데 좀 더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카메라 설치 도중 약간의 마찰이 빚어졌고 나이대도 비슷해 보이는 남성 둘은 약 50여 언론이 모인 자리에서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당시 화성시 카메라 담당은 그만하시라는 주변의 충고에 수긍하는 듯 보였지만 상대방인 방송사 카메라 담당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에게도 들릴 정도의 욕설을 섞어가며 자극했고 이에 나이가 지긋하신 몇몇 언론인들의 만류로 기자회견은 별다른 무리 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회견이 끝나고도 방송사 담당은 계속된 오기를 부리고 있었다. 방송국에서 왔으니 알아서 기라는 건지 감히 방송사 기자의 비위를 건드렸다는 것인지 지역 기자들을 비롯해 아예 화성시 자체를 무시하는 그런 그의 너무 예의 없는 행동은 그 자리에 있는 이들의 빈축을 사기에 이르렀다.
요즘은 지방 어느 곳에 취재 가더라도 중앙 방송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아마도 지방언론보다 중앙 언론이 가진 힘의 무게에 이제는 지방자치단체도 중앙언론(방송)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경기도 31개 지자체 축제 등 이제는 사진을 찍기 위해 다가서는 것도 과감해져야 한다. 중앙언론 위주로 일정이 돌아가기에 가까이 다가서려 하면 행사 직원의 제지를 먼저 당하는 게 순서다. 행사 진행 업체에 중앙언론과의 협조가 강조되고 나머지 지방언론과의 협조는 전혀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부턴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버린 건 단지 의구심만이 아니다.
지방은 거들떠보지도 않던 중앙 언론이 서서히 지방을 잠식해간 건 지난 민선 7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방 자치단체장의 잇따른 행보 관련 홍보 효과와 함께 언론플레이의 중요성을 인지한 몇몇 단체장과 정치인들이 그 지역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지역 기자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과한 광고비를 지급하면 자신의 행보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거대 언론들을 끌어들여 자신의 선거 홍보 수단의 일환으로 삼으며 시작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규모가 작은 지방자치단체들도 중앙 언론 선호 사상에 젖어 들게 되고 점점 더 중앙언론이 가지고 있다는 방송의 파워에 중독되어가는 건 어쩌면 눈앞에 당면한 사실로 지방언론의 소멸을 앞당기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 되고 있다.
사실상 그 지역의 속내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지역언론들과 대중을 움직이는 중앙언론은 각자의 영역이 다르다 할 수 있지만 이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중앙언론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중앙언론적 힘과 또 그 위치에 비해 힘없는 지역언론은 억울해도 당해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머지않아 자취를 감추게 될 날도 멀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거대 방송의 일원으로서 안하무인으로의 행동은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당신에게 치욕을 당한 그도 한 집안의 가장으로 치열한 삶을 살고 있고 당신 또한 회사의 직원이고 회사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기일 뿐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대한민국에서 목소리 크다고 욕 잘한다고 해서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하는 건 오만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지역언론의 지역 사랑과 함께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고취될 날을 기대해보며 거대 방송사에 묻는다. “어디를 가서 회사의 마크가 각인된 카메라를 든 이상 그에 합당한 예의를 갖추시기를 바라는 바이다. 그 지역의 중요 행사에서의 이와 같은 만행은 앞으로 없어야 할 것이다. 자식의 잘못은 곧 부모의 교육에서 비롯된다는 걸 명심하시기를 당부드린다"